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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이야기/기타

BMW 840d 구매하게 된 이유? (장, 단점)

by _ppuing 2020.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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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14 - [자동차 이야기/시승기] - BMW 840d xdrive grancoupe 구매 후 11개월간의 기록

 

올해 1월에 출고해서 이제 거의 일 년이 다 되어가는 840d는 벌써 2만 킬로미터 이상을 주행하고 있다. 출퇴근 거리가 왕복 80km 가량 되다보니 (김포 <-> 강남), 날로 키로수가 눈에 띄게 늘어난다. 

오늘은 이 차를 사게 된 이유를 장단점을 들어 가며 적어보려 한다. 사실 8시리즈가 처음 컨셉카로 나왔을 때 우연히 인터넷을 통해 접했다. 당시 320d 를 소유하고 있을 때였고, 원래 BMW를 안 좋아하다가 320d 디자인에 빠져서 BMW 디자인에 열광할 무렵이었다.

8시리즈 컨셉카 이미지

지금의 실제 모습과는 조금 다르지만 컨셉카 디자인의 거의 대부분을 양산차에 쏟아냈다는 점에서 이번 8시리즈는 정말이지 BMW 디자인 역사상 역작이 아닐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8시리즈가 오랜 옛날에 단종되고 7시리즈가 BMW의 플래그십을 계속 맡아왔다가 이렇게 8시리즈가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린다 했을 때, 이미 비싼 7시리즈 만큼의 가격이 될 테니 꿈도 꾸지 못할 차라 여겼다. 심지어 6시리즈 세단이 단종되면서 6에서 8로 숫자만 바꾼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었다. 뭐 배경이 어쨌든 이 차를 본 순간 이미 마음은 8시리즈에 홀린 뒤였다. 

이렇게 이야기 하면 당연히 답정너 처럼 8시리즈를 이미 점찍어두고 구매한 게 아닌가 싶겠지만, 1억 3천만원이라는 차량 가격 때문에 그와 동일 선상에 있는 볼 수 있는 다른 차량도 너무나도 많았다. 구매 고민 당시 8시리즈의 가격인 1.3억원 내외를 예산으로 잡고 다른 차량들을 리스트업 해 보았다.

나는 SUV를 별로 좋아하지 않고 웬만하면 고급 대형 세단을 타고 싶었다. 이미 3시리즈를 소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준중형 사이즈는 많이 좁게 느꼈기 때문이다. 그게 아니라면 아예 소형 스포츠카 쪽으로도 생각을 하기도 했다. 뭐 어찌됐든 시간이 흐르고 나서 생각해 보면 가장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던 차종은 스포츠카의 매력과 세단의 편안함을 절충할 수 있는 쿠페형 세단이 아니었나 싶다.

고민했던 차량들: 포르쉐 718 카이맨, 벤츠 S클래스, 벤츠 AMG GT 43 4door, 마세라티 기블리, 아우디 A7, 재규어 XJ

 

위 차량들 모두 각 브랜드에서 매력적인 차량들로, 각각의 매력이 모두 달라 많은 고민이 되었다. 나는 구매시 몇몇 항목을 쪼개어 각 차량에게 주관적인 점수를 매겨보았다. 점수를 매길 때 차량의 제원 및 성능은 일절 고려하지 않았다. (몇몇 차량은 시승을 해봤고, 자료만 많이 찾아본 차량도 있다. A7은 당시 정식 출시 이전이지만 840d 출고 후 시승을 해봤다.) 점수는 전문적인 분석에 의한 내용이 아닌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일 뿐이고, BMW 오너이기 때문에 다소 편향된 경향이 있으니 재밌게 봐 주시길 :) 

 

1. 디자인

디자인은 가장 주관적인 부분으로 개인적으로 가장 끌리는 디자인에 높은 점수를 매겼다. BMW 사상 가장 혁신적이고 영롱한 디자인을 갖춘 8시리즈와, 우아함으로는 따라 잡을 수 없는 S 클래스에 5점을 줬다. S클래스는 실내까지 넘사벽.. A7의 경우 전면부는 1세대만 못한 것 같고(2세대부터는 현대가 아우디 이미지를 말아먹...ㅜ), 무엇보다 테일램프가 마음에 안 든다. A7은 1세대보다 디자인이 퇴보한 것 같아서 3점을 줬다. (대부분 이번 A7의 디자인에 대해 역대급이라는 호평이 많아서.. "역시나 디자인은 개취"가 맞는 말인 듯 하다..) 양 끝의 테일램프는 멋진데, 일자로 붙인 건 약간 억지로 유행을 따라가려고 시도를 한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어디까지나 개취의 영역이므로 패스.. XJ는 재규어 플래그십 모델 답게 웅장한 차체가 가장 매력적이었고, 무엇보다 테일램프 모양이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오래 우려먹은 디자인이어서 4점을 주게 됐다. 기블리, AMG GT는 앞모습이 맘에 들지만 뒷 모습이 앞 모습의 포스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고, 옆라인 등 전체적인 비율이 다른 차량들에 비해 부족하다 생각해서 3점을 줬다. 카이맨은 말해 무엇하랴, 그냥 멋있다.

2. 실용성

실용성은 태울 수 있는 사람 수, 연비, 주거 공간, 적재 공간 등 데일리 카로써 일상 주행을 얼마나 편안하게 할 수 있는지 등의 기준으로 점수를 매겼다. 먼저 8시리즈는 뒷좌석의 가운데가 센터 콘솔이 크게 들어와 있어서 세 명이 앉기에는 매우 불편하다. 하지만 연비도 11~12 가까이 나오고, 키가 180인 내가 타도 공간이 부족하지 않게 느껴지며, 무엇보다 주행질감이 너무 좋다. 편안한 듯 하면서도 악셀을 좀 더 깊게 밟는 순간 빠르게 치고 나가는 그 느낌은 직접 몰아보지 않고서는 느낄 수 없다. 더불어 자로 잰 듯 딱 맞아 떨어지는 코너링은 덤. 디젤이만 6기통에서 나오는 힘은 전혀 부족하지 않고 소음에 크게 민감하지 않은 나는 애초에 디젤차, 가솔린차 상관 없이 좋아하기 때문에 그 부분은 무시했다. 카이맨은 2인승이란 것만으로도 1점을 줬다. S클래스는 넓은 공간, 편안한 시트가 8시리즈보다 좋은 점이기 때문에 5점을 줬다. AMG GT, 기블리는 생각보다 좁은 실내, 불편한 승차감 등이 걸렸고, 특히 기블리는 실내가 너무 구형느낌이어서 3점을 줬다. A7, XJ는 할인까지 생각하면 가장 실용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5점을 줬다.

3. 희소성

희소성 항목은 내가 주로 공도에 나왔을 때 같은 차량이 얼마나 보이는지 주관적인 빈도를 점수로 생각해 봤다. 1년간 운행해본 결과 같은 차량을 세 대 밖에 보지 못했기 때문에 희소성 면에서 가장 큰 점수를 줬다. 신차라는 점에서 점수에 유리한 면이 있긴 했지만, 비슷한 가격대의 AMG GT 43은 어렵지 않게 종종 봤기 때문에 4점을 매겼다. 나머지 차량들 모두 엄청 자주보긴 어렵지만 나열된 차량들 중 희소성이 많이 떨어진다고 생각하여 좀 더 낮은 점수를 줬다.

4. 브랜드 위상

브랜드 위상은 일반 대중적인 느낌으로 정해봤다.

 

각 장점 정리

역시 답정너 

차량 이름 BMW 840d 718 카이맨 S 클래스 AMG GT 43 기블리 A7 XJ
디자인 5 5 5 3 3 3 4
실용성 4 1 5 3 3 5 5
희소성 5 3 1 4 3 2 2
브랜드 3 5 4 4 4 2 2
총점 17 14 15 14 13 12 13

 

단점

1. BMW 브랜드 위상

1억이 넘는 차를 벤츠나 포르쉐가 아니라 BMW를 산다? 주변에서도 의아해 하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차량은 이쁘다고 하지만, 굳이 BMW냐고 하면 나도 사실 할 말이 별로 없다. 1년째 이 차를 몰고 있지만 계속 마음 한 구석이 불편한 기분은 이 때문이 아닐까 싶다. 벤츠 타면 "오 ~ 벤츠?" 하는데, 비엠더블유 타면 "어 비엠 더블유구나" 같은 느낌이랄까. (뭐 사실 요즘 벤츠도 옛날 벤츠는 아닌 것 같긴 하다.) 보통 내가 쓴 돈보다 비싸보이는 차를 타야 만족감이 좋다고들 하는데, 그게 무슨 말인지 뼈져리게 느낄 수 있다.

2. 극악의 감가

이 부분은 뭐.. 다른 독일 차들도 비슷할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대체로 BMW가 벤츠에 비해 감가가 좀 더 큰 편이기 때문에 같은 기간에 출고한 차량이라도 AMG GT 43의 감가된 가격과 8시리즈의 감가된 가격을 비교해 보면 눈물이 날 지경이다.. 

3. 정보 찾기 어려움

아무래도 신차기도 하고, 흔하지 않은 차량이다보니 카페, 블로그를 뒤져봐도 관련 자료를 찾기가 너무 어렵다. 카본스포일러를 달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블랙 그릴은 M8과 호환이 되는지 등.. 선구자 분들이 몇몇 계시긴 하지만 그 분들도 입을 맞추어 말씀하시길 찾는게 XX맞다고 하더라. 딜러에게 물어봤더니 이 분도 잘 모르는 눈치. 그래도 서비스 센터에 문의를 해주신 후 답변을 주셨는데 그릴은 안 맞을 수도 있다 하더라.(센터도 확실하게는 모르는 것 같음)

 

결론 

최종적으로는 840d 와 S클래스 350d 사이에서 고민을 했는데, 재구매 할인, 영종도 드라이빙 센터, 럭셔리 클래스 가입, 서비스 센터의 친절함 등 차량 외적인 부분 등 위에서 나열한 것 외적으로도 BMW가 좀 더 좋은 조건들이 있었다. 뿐만 아니라 디자인/희소성에 나는 좀 더 가치를 두는 편인데, S 클래스가 좋은 차지만 요즘은 너무 흔하지 않은가. 심지어 아빠 차 느낌이라, 두 차량으로 좁혀지니 생각보다 쉽게 8시리즈를 선택할 수 있었다.

그 외 차들을 살펴보면, 카이맨도 다 좋지만.. 쭉 오래 탈 것 같은 차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기블리, AMG GT는 모두 가솔린 모델을 보고 있었는데, 출퇴근 거리도 꽤 긴 편이고 승차감이 부드러운 편이 아닌 것 같아 포기했다. XJ, A7은 고민을 하다보니 자연스레 배제가 되었다. 

8시리즈는 일단 디젤 차량인데 생각보다 승차감이 나쁘지 않았다. 일단 대형세단이니 7시리즈까진 아니더라도 충분히 편한 승차감을 제공한다. GT카로 나온 차량이다보니 고속도로 장거리 주행을 해도 피로감이 거의 없다는 게 구매 이후 가장 만족감이 높은 부분. 그렇다고 차가 못 나가는 것도 아닌데, 스포츠 모드 + 패들시프트 조작시 가속력은 앞에 열거한 다른 차들에 비해 크게 부족함이 없다. 

아무튼 앞으로 더 이 차와 함께 할텐데, 브랜드 위상, 감가에 대한 스트레스가 주기적으로 찾아올 것 같다. 그렇지만 세차도 열심히 하고, 자주 자주 보면서 예쁘게 가꿔 주는 게 내가 좋아하는 차를 오래 탈 수 있는 가장 쉽고 확실한 방법이라고 정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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