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부터 여름 휴가 계획으로 제주도 2박 3일 여행을 위해 서귀포에 있는 롯데호텔 제주 객실 예약을 했다. 코로나가 점점 심해져서, 그리고 장마가 시작돼서 여행을 가지 못하는 것 아닌가 걱정했지만 김포에서 출발할 때 비가 오지 않아 다행히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보통 제주 여행을 하면 렌트카가 필수인데, 나는 제주도 여행을 가면 안 타본 차를 타는 재미가 있기 때문에 지난 번 X7 예약을 했던 것 처럼(예약은 했으나 차량이 없어서 GV80을 탔었지..) 흔하지 않은 차량을 타 보려고 검색을 시작했다. BMW 4시리즈 컨버터블, 벤츠 C클래스 카브리올레, 머스탱 같이 오픈 에어링을 즐길 수도 있겠지만, 그건 너무 뻔하니까 .. 일반 렌터카 말고 뭐가 없을까 하던 중, 푸조에서 렌트 서비스를 하는 것을 발견했다!
제주도 푸조 렌터카에 들어가니 사자 이빨 같은 전면부의 헤드램프를 가진 야성적인 쿠페형 세단 508을 예약할 수 있었다! 그것도 40만원에. 40만원이면 웬만한 국산차 중형, 준대형 차량과 비슷하거나 더 싸다. 예전에 푸조 구경 갔다가 508 시승차량이 없어 시승을 해보지 못한 아쉬움이 있어서 이번 기회에 큰 맘 먹고 508을 렌트했다!
김포에서 비행기를 탈 때에는 비가 오지 않았지만, 제주도에 내려오니 엄청난 비가 내리고 있었다.. 우산도 안 가져온 우리는 비를 쫄딱 맞으며 이동했다.
푸조 렌터카를 통해 차량을 렌트하면 좋은 점이 하나 있다. 일단 차량이 흔하지 않고, 프랑스 차량을 제주도에서 즐길 수 있다는 것 말고도, 대부분 롯데렌터카나 큰 렌터카 업체의 차량을 빌리는 게 아니기 때문에 제주공항에서 셔틀버스를 탈 때 아주 쾌적하다.. 그 큰 르노 마스터 밴에 우리 커플만 타고 픽업을 받았다. 그 뿐만이랴, 집에 오기 위해 오는 셔틀도 굉장히 쾌적하게 올 수 있다. ㅋㅋ 이게 보통 장점이 아닌데, 비도 와서 꿉꿉한데 서로 렌트 빨리 하려고 일반 렌터카 버스에 탈 때 굉장히 불편하게 탈 수밖에 없다.. 질서란 것을 찾아볼 수 없음..
여기서 푸조 508의 간단한 제원을 살펴보면,
연료 - 디젤
엔진 - 직렬 4기통 (1,499 cc) - 2.0은 2000cc인데, 렌트 받은 차량은 1500cc였던 것 같다.
구동 - 전륜구동
출력 - 128마력
토크 - 300Nm
복합연비 - 14.6km/l (도심 13.4km/l, 고속도로 16.6km/l)
전륜/후륜 서스펜션 - 맥퍼슨 스트럿 / 멀티링크
휠 - 215 55R 17 (전, 후륜)
전폭 - 1,860mm
전장 - 4,750mm
휠베이스 - 2,800mm
전고 - 1,420mm
차량 구분은 중형 세단인데, 생각보다 길이가 짧았다. 요즘 준중형도 4700을 뚫는 시대인데.. 처음 나왔을 때는 F30을 탔던 나였기에 중형이라는 게 수긍이 갔는데, 실제로 타 보니 생각보다 공간이 좁았다.
일단 508 실내는 운전석에 앉았을 때 내부 구성이 오로지 운전자만을 위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보였다. 모든 버튼류가 운전자를 바라보도록 각도가 틀어져 있었고, 센터패시아 디스플레이 바로 밑에 위치한 버튼들이 꼭 사용하는 것들만 배치되어 있어서 쓰기 편했다. 더 아래에 공조기, 열선 등의 버튼류는 햅틱으로 반응하는데, 조작감이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무선 카플레이가 지원되지 않는 것은 아쉬웠다. 유선 카플레이를 사용하려면 운전석 쪽 측면에 있는 USB단자에 케이블을 꽂고 휴대폰과 연결해야 한다. (이 단자 찾는데 한참 걸렸다..)
기어노브는 전자식 기어노브를 채택했는데, BMW를 타는 내 입장에서 그립감이 의외로 좋았다. 무슨 수도꼭지 같이 생겨서 이게 뭐야 했는데, 계속 손이 이 쪽으로 향하는 것은 ..
아, 그리고 고출력 차량도 아니면서 이 녀석, 스티어링 휠 뒤 쪽에 패들시프트가 달려 있다. 그런데 고마력 차량이 아니다보니 패들시프트를 사용하는 맛이 별로 없었다.
디스플레이는 생각보다 넓어보이지만, 카플레이를 실행하면 굉장히 작은 영역에 화면이 나오다보니, 고급스러운 느낌이 별로 들지 않았다.
계기판은 스티어링 휠 바로 위쪽에 빼꼼 하고 살짝만 보이게 굉장히 좁게 구성이 되어 있는데, 꼭 필요한 정보만 담고 있다보니 불편하지 않게 이용할 수 있었다.
이번 제주도 여행의 테마는 호캉스 + 내비 없이 아무데나 돌아다니기였기 때문에, 차량을 인도 받고 처음 향한 곳은 푸조 박물관이었다. 이것도 정하고 간 게 아니라, 그냥 호텔 방향으로 향하다가 반대편에 푸조 박물관이 보이길래 그 자리에서 유턴해서 간 곳이다. ㅋㅋ
푸조 박물관에 가면 푸조 렌터카를 이용한 고객의 경우, 관람료의 50% DC를 해준다. 근데 관람료가 굉장히 저렴하니 굳이 렌터카 이용 고객이 아니더라도 부담 없는 수준.
박물관에서는 과거의 푸조 차량들이 있었는데, 클래식 푸조 차량은 몇 대 없고 대부분이 아직도 중고 거래가 되고 있는 차량들이 대부분이다. 207cc .. 내가 e36 데려오기 전에 꼭 데려오고 싶은 녀석이었는데, 여기에도 있더라. 실물로 보니 너무나 예쁜 것.. 옆에서 보면 쓰레빠 같이 생겨서 못나 보이지만 이렇게 전측면, 후측면에서 사진을 찍었을 때가 가장 예쁘게 나오는 것 같다.
그 다음 향한 곳은 노형 슈퍼마켙이라는 곳이었는데, 그냥 옛날 슈퍼마켙인가 하고 갔더니 알고 보니 무슨 공연/전시를 하는 곳이었다. 이용료가 엄청 비싼데 우리 부부는 모두 만족스럽지 않았음. 돈이 아까웠다 ㅜㅜ
숙소를 배정 받았는데, 다행히 위 사진 처럼 뷰가 매우 이쁜 객실로 잡혔다!! 저 멀리 바다가 보이고, 수영장의 아이들도 볼 수 있었다. 저녁을 간단히 먹고 호텔 내부를 걸어다니는데, 한 바퀴 도는 것만 해도 30분이 넘게 걸릴 정도로 매우 넓었다. 밥 먹고 산책하기 정말 좋았다.
우리는 2박 3일 동안 호텔 내 헬스장을 꼬박꼬박 이용했는데, 호텔의 퀄리티 치고는 헬스장이 너무 허접했다. 기구들이 상당히 노후화 되어 있었다는 .. 그래도 운동이라도 한 게 어디랴..
둘째 날에는 호캉스에 지쳐서 또 드라이브를 나왔는데, 푸조 508 차량을 타면서 가장 크게 느낀 건, 스티어링 휠이 엄청 가볍다는 것이다. 이게 운전할 때는 그렇게 가볍지 않은데, 주차할 때 진짜 엄청 가볍다. 휙휙 그냥 잡아 돌리면 주차장에서 차를 빼거나, 차를 넣을 때 굉장히 편했다. 다만, 아쉬운 건 역시나 부족한 출력.. 디젤 차량을 좋아하는 내 입장에서 초반 토크에 의한 가속감은 나쁘지 않지만, 60-80 구간을 벗어나면 상당히 부족한 가속력이 몸 전체에 느껴진다. 그렇지만 제주도에서 100 이상 밟고 다닐 곳이 거의 없으니, 시내 주행에 있어서는 상당히 편안한 차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후륜 서스펜션이 토션빔일 줄 알았는데 멀티링크여서 그런지, 방지턱을 좀 세게 넘더라도 그렇게 불편한 느낌이 없었다. 속도가 좀 있는 와중에 방지턱을 넘더라도 퍽 소리가 나지 않고 부드럽게 넘는 걸 보고 감탄했다. 하지만 브레이크는 비가 와서 그런지 조금 밀리는 감이 있었다.
드라이브를 하다, 사진 찍기 좋은 장소를 찾았다. 서귀포 쪽에 있는 풍력 발전소인데, (주소는 모른다. 내비 안찍고 다녀서. ㅋㅋ) 차량 통행이 없어서 얼른 입구에서 후딱 찍고 나왔다. 여기에 내 차를 가져오면 정말 이쁜 사진들 많이 찍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ㅜㅜ 508의 뒤태도 상당히 예쁜데, 테일램프가 사자가 발톱으로 할퀸듯한 모양이다.
푸조 508 1.5 알뤼르가 요즘 할인 합치면 4000만원이 안 되던데, k5, 소나타가 너무 흔하다고 생각하면 한 번쯤 고려해볼만한 차량임에 틀림 없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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